시대와 비극, 사회적 금기, 개인의 깊은 트라우마 앞에서도 눈을 피하지 않고 진실을 마주하는 이들의 강렬한 삶의 궤적이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 현실의 묵직한 무게와 환상적인 상상력을 오가며 세상과 부딪히고 연결되는 경이로운 여정이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이번 상영작들은 가혹한 현실 속에서 침묵을 깨고 일어서는 맹렬한 용기에 주목한다. 학대에 맞서 아버지를 고소한 소녀의 실화, 임신 중단을 위해 험난한 길을 나선 여고생, 이란의 시위 탄압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불길을 기록한 뼈아픈 현실 직시가 눈길을 끈다. 여기에 점령군의 눈을 피해 조종사를 구하는 나치 치하 아이들의 비밀 작전이 더해져 숭고한 연대를 보여준다. 또한 무거운 진실을 숨긴 가족의 로드트립, 세상을 떠난 여동생의 꿈을 안고 떠난 형제의 여정, 오랫동안 연락 끊긴 아빠와 애틋한 유대감을 쌓는 소녀의 이야기는 상실을 딛고 나아가는 회복의 과정을 섬세하게 어루만진다.
더불어 절망 속에서도 구원의 교향곡을 완성한 음악가와, 게임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자폐 스펙트럼 소년의 일상은 편견을 넘어서는 감동을 전한다. 여기에 LA 흑인 소년이 마주한 초현실적 환영, 지중해 크루즈선의 마법 같은 십대 로맨스, 위험한 주술을 거는 소년의 몽환적인 파국 등 다채로운 상상력이 극의 세계를 확장한다. 어둠 속에서도 자신만의 빛을 찾아내는 이 강렬한 이야기들이 현실을 직시할 단단한 용기와 위로로 닿기를 기대한다.